전태일 평전 books



최근에 전태일 평전을 읽었다. 전태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위키피디아를 참고하면 될 것 같다. (위키피디아: 전태일)

여기서는 전태일의 분신()이 그에게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말해보고자 한다. 분신 전에 그는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큰 아픔과 희생을 감수하면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1. 개인적인 온정

하루 14시간 이상 노동을 하고, 일요일에도 쉬지 못하는 평화 시장의 노동자들을 보고 마음 아파하던 전태일은 점차 노동 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함께 일하던 한 여공이 폐병에 걸린 뒤 강제 해고 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노동자들을 돕기 시작한다. 버스비를 아껴서 먹을 것을 사주기도 하고, 여공들을 대신해서 청소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모습을 본 업주는 어린 노동자들의 버릇이 나빠진다면서, 그를 해고한다.

2. 근로 기준법

우연히 아버지를 통해 근로 기준법의 존재을 알게 된 그는 개인적으로 근로 기준법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초등학교 2년, 중등 정도의 공민학교 1년을 다닌 그는, 법대생을 위한 근로기준법 해설서를 사서 씨름하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그는 "대학생 친구가 하나 있으면 원이 없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고 한다.

이후 근로 기준법이 지켜지지 않는 실태에 대한 설문 조사를 한 뒤에, 이를 기반으로 정부에 진정을 한다. 그러나, 근로 기준법 준수를 관리하는 근로 감독관의 냉랭한 반응에 그는 큰 충격을 받는다. 그는 한동한 허탈한 상태에 빠졌고, 또 분노하기도 했다.

3. 노조 설립

전태일은 그 어려운 환경에서도 사비를 들여 가며 바보회, 삼동친목회 등의 노조를 조직했다. 하지만, 처음 설립한 바보회는 업주들의 탄압으로 실패했고, 이후 평화시장에서 일할 수 없게 된 전태일은 한 동안 공사장의 막노동 일을 하면 지낸다.

이후 바보회를 발전시킨 삼동친목회를 조직해서, 평화시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세상에 알리고자 노력한다. 실제로, 경향 신문에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와 업주의 반대는 교묘하고 끈질겼다.

4. 모범 기업 설립의 꿈

전태일은 근로 기준법을 준수하고, 노동자를 기계의 부속품이 아니라 인격체로 대우하는 모범 기업을 설립하는 꿈을 꿨다. 그러나, 이 일은 큰 자본금을 필요로 했고, 그 꿈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리고, 분신

전태일과 삼동친목회 회원들은 근로기준법은 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하지 못하는 무능한 법이라고 고발하는 뜻에서 근로기준법 화형식을 치루기로 한 날.. 자신의 몸을 불사른다. 그가, 불에 타며 외친 말은 다음과 같다.

"근로 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노동자들을 혹사하지 말라!"

그리고..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

병원에 실려간 그는, "배가 고프다"는 말을 하고, 스물두 해의 삶을 마친다.

그가, 죽기 전에 어머니 이소선 여사와 나눈 말도 기억하고 싶다.

"어머니, 우리 어머니만은 나를 이해할 수 있지요? 나는 만인을 위해 죽습니다. 이 세상의 어두운 곳에서 버림받은 목숨들, 불쌍한 근로자들을 위해 죽어가는 나에게 반드시 하나님의 은총이 있을 것입니다. 어머니, 걱정 마세요. 조금도 슬퍼 마세요. 두고두고 더 깊이 생각해보시면 어머니도 이 불효자식을 원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머니, 저를 원망하십니까?"

"나는 너를 이해한다. 어찌 원망하겠니? 원망하지 않는다."

"역시 우리 어머니는 나를 이해해.. 어머니, 내가 못다 이룬 일 어머니가 꼭 이루어주십시오."

"그래, 아무 걱정 마라. 내 목숨이 붙어 있는 한 기어코 내가 너의 뜻을 이룰게."

그리고, 그는 친구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 우리가 하려던 일. 내가 죽고 나서라도 꼭 이루어주게. 아무리 어렵더라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되네. 쉽다면 누군들 안 하겠나? 어려울 때 어려운 일 하는 것이 진짜 사람일세. 내 말 분명히 듣고 잊지 말게.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ps.

참고로 전태일 평전에 고 노무현 대통령이 말한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과 유사한 글이 있어서 이 곳에 남긴다.

"억눌리는 사람들이 수적으로 아무리 많아도 조직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항상 '조직된 소수'에게 지배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진리이다.

그러나 거기에 앞사서 우리가 이야기하여야 할 것은 바로 억압받는 사람들의 '노예의식'인 것이다."





덧글

  • zz 2012/02/20 02:51 # 삭제 답글

    개인적으로 너무 존경하는 분입니다.
    제가 고등학생 밖에 되지는 않았지만 생활이 너무 지칠 때마다 이분을
    떠올리면 제가 너무 행복한 환경이라는 것을 매번 깨닫게 해
    주시는 분입니다.
  • ykim 2012/03/10 03:31 #

    저도 평전을 읽으면서, 이 분과 고 이소선 여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사랑 2012/03/14 23:34 # 삭제 답글

    어떻게 그 어린 나이에 바다와도 같은 마음을 갖고 한 마디 한 마디에 전율을 느낄 수 있는 말을 하셨는지...현대의 20대는 너무나 나약합니다. 저도 그러했습니다. 너무나 존경스럽고 아름다운 분입니다.
  • ykim 2012/04/03 00:28 #

    예, 전태일 열사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정말 우리의 심금을 울립니다..
  • 어머니 2012/03/20 15:43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이소선 어머니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어머니> 블로그 입니다. 어머니와 전태일 열사 관련 이런저런 검색을 하다 블로그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저희 영화 4월 5일에 개봉한답니다. 블로그에도 한 번 방문 부탁드리고, 개봉하면 가까운 극장 방문해주셔서 영화 관람도 부탁드릴게요! 상영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곧 블로그에 공지해드릴 예정이랍니다. 감사합니다^_^
  • ykim 2012/04/03 00:28 #

    아, 좋은 정보를 알려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영화가 참 잘 되었으면 좋겠네요.. 저는 지금 미국에 있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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